더 배트맨 (The Batman), 3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마법

더 배트맨 포스터 (구글 검색)

1. 더 배트맨

2022년 3월 개봉한 '더 배트맨'은 DC 코믹스의 대표 히어로인 배트맨이 고담의 밤을 지키며 겪는 고뇌와 활약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고담시의 왕자님으로 불리우는 브루스 웨인. 그는 지난 2년간 고담시의 어둠 속에서 악당들을 응징하며 배트맨으로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집사 알프레드와 영혼의 파트너 제임스 고든 경위의 도움으로 고담시의 부패한 공직자들과 고위 관료들을 응징하며 복수의 화신으로 활약합니다. 그러던 중, 고담시의 시장 선거를 앞두고 시장 선거와 관련된 고담시의 엘리트 인물들을 연쇄적으로 살인하는 수수께끼 킬러 리들러가 나타납니다. 고담시의 영웅이자 최고의 탐정이기도 한 배트맨은 이 사건들을 수사하기 시작하고, 남겨진 단서들을 활용하여 캣우면, 펭귄, 카마인 팔코네, 리들러를 만납니다.

 

사이코 범인이 남긴 다양한 단서들과 범인에 관한 미스테리를 수사하면서 그 모든 증거가 자신을 향한 의도적인 메세지임을 깨닫고, 리들러에게 농락당한 배트맨은 광기에 사로잡힙니다. 또한 고담을 지키는 영웅으로서 범인의 잔인한 연쇄 살인 계획을 막고 오랫동안 고담시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권력의 고리를 끊어야 하지만, 부모님의 죽음에 관하여 리들러에게 들은 배트맨은 영웅과 부모님에 관한 개인적인 복수 사이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선과 악, 빛과 어둠, 영웅과 악당, 정의와 복수, 배트맨은 무엇을 선택하게 될까요?

2. 배트맨이 특별한 히어로인 이유

미국의 대표적인 히어로물 코믹스로는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가 있습니다.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은 대부분 유쾌하고, 인간적이며, 히어로가 깊은 고뇌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영화는 그 고뇌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마블의 아이언맨 또한 히어로로서 깊은 고뇌를 가지고 있지만, 영화는 이 고뇌에 대해 다루면서도 모든 연령층이 이 영화를 유쾌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DC 코믹스 히어로물의 분위기는 어둡습니다. 유쾌한 타임 킬링용 영화라기 보다는 히어로가 히어로로서 활동하며 끊임없이 고뇌하고 괴로워하죠.

 

이러한 DC 코믹스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히어로 중 하나가 배트맨입니다. 그는 고담시의 밤을 지키는 영웅이지만, 고담의 권력과 부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일과 부모님의 복수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또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다크나이트'에서는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과 선량한 시민들 사이에서 누구를 구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도 펼쳐집니다. 

 

DC의 영화는 어둡고 심오합니다. 또한 등장인물들은 끊임없이 깊게 고뇌합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진짜 히어로가 존재한다면 그들의 삶 또한 끊임없는 고뇌와 희생의 연속일 것입니다. 히어로들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단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뿐입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이 갈등 상황에서 고민하는 평범한 한 명의 사람인 것입니다. 이러한 특별한 매력이 우리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배트맨'이라는 영웅을 사랑하는 이유 아닐까요? 

3.긴 러닝 타임이 무색한 몰입감

저는 영화 감상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DC 코믹스의 영화는 '다크나이트' 딱 한편을 보았을 뿐이며, 이 마저도 영화를 보는 내내 숨이 막혀 '난 앞으로 DC 코믹스 영화는 보지 않겠다. 내 취향이 아니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무려 3시간 입니다! 사실 남자친구와 영화관에 가서, 영화가 끝날때 까지도 이영화가 얼마나 긴지 전혀 몰랐습니다. 좀 길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확인을 해 보았을 때, 3시간이 지나 있는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의 몰입도가 상당했고, 긴 시간동안 끊임없이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되었습니다. DC 코믹스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긴 러닝타임의 영화 또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 또한 재밌게 보았습니다. 마블 코믹스와 같은 유쾌함은 없었지만, 한 사람으로서 그려낸 배트맨은 훌륭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리뷰 유튜버는, 이번 '더 배트맨'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를 뛰어 넘는 작품이라고 평가하였습니다. 배트맨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영화를 강력히 추천합니다.